8. IoT 그리고, eMTC, NB-IoT
통신이야기 2024. 9. 26. 13:35 |IoT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한지도 n년전...
이전에 유선 전화선 모뎀시절부터 원격지에 있는 기계에 어떻게 연결하면 좋을까를 찾던 분들이 있었고, 그전에는 팩시밀리라고 원격지에 문서를 스캔해서 보내는 장치가 있었다.(지금도 있다. 쓰는 분들만 써서 그렇지. 아 일본...)
그래서 GSM 시절부터 유럽의 기차 선로 전환기나 원격 표시기를 유선으로 선을 깔지 않고, 이동전화망을 이용해서 관제하는 일이 있었다.
그런 것들이 LTE에서도 진행될거라 생각되어서, 3GPP 내에서 추진된 Work Item(3GPP 규격에 어떤 목적과 어떤 범위를 사전에 정의하고 연구/문서작업하여 신규 기능을 추가하는 단위)이 MTC(Machine Type Communication)이다. 이 때는 무선단은 일반 단말기와 동일한 걸 쓴다고 가정하고, 사람과 다른 통신 패턴을 어떻게 망에서 받아들일까에 대한 연구였다. 주로 이루어진 건 사람과 달리 자기가 필요할 때만 깨어나서 발신하고 다시 꺼진다거나, 주기적으로 잠시 깨어나서 통신하고 다시 꺼진다거나 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LTE 무선규격을 보면, 단말기의 데이터 처리 능력에 따라 Category를 구분지어 놨는데, 대충 10Mbps 정도를 처리하는 단말기를 Category 1이라고 제일 낮은 걸로 정해두고, 규격을 쓰기 시작했다. (실제로 사용되는 단말기는 150Mbps 정도를 처리하는 Cat.3/4 단말기부터 출시되기 시작했고, 실제 출시된 단말기 기준으로 한 600~750Mbps를 처리할 수 있는 단말기까지 LTE로 출시됐었다.) 처음 규격이 쓰여졌을 때의 Cat.1 단말기는 그냥 규격을 쓸 때의 예시정도의 위상으로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됐었다. 그러나, IoT가 등장하면서, LTE 망에서 사용하는 최저 사양으로써 그 모뎀칩이 생산되고 사용되게 되었다.
그러다가, 일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뎀칩은 최대한 싸게 만들어야 하는 IoT 기기에 쓰기에는 LTE칩이 너무 고성능이고 비싸지 않은가란 관점에서 MTC를 enhance시키자는 Work Item이 eMTC(enhanced MTC)이다. LTE와 거의 유사하지만, 최대 20Mhz의 대역폭을 처리해야하는 일반 LTE 대비, 1.4MHz만 처리하면 되도록 축소하고, 원래 2개인 수신 안테나를 1개로 줄인다거나, 동시에 수신발신을 처리하지 않고, 수신시에는 수신만 발신시에는 발신만 처리하면 되도록 하는 Half Duplex 기능을 도입하고, 또, 사람이 전화를 걸고 받을때 기다리는 시간보다 더 천천히 수신해도 되도록 하는 eDRX(extended Discontinuous Reception)를 도입해서 수신을 위해 계속 켜져 있지 않고, 수십초에 한번이나, 수분/수시간에 한번 깨어나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되어 배터리로 동작하는 기기의 수명을 늘이는 기능 들이 들어갔다.
이러한 eMTC Work Item은 Nokia, Ericsson을 위시한 유럽쪽 사업자나 제조사에서 LTE 기지국에 기능이 추가되는 형식을 빌려서 연구와 도입 추진이 되고 있었는데, 중국 쪽에서 기술 굴기를 외치면서, 굳이 LTE 기지국 정도의 기술 난이도가 아닌, 아예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IoT 통신 기술을 주장했고, 그것이 NB-IoT(Narrow Band-Internet of Things)이다.
NB-IoT의 경우 아예 180kHz의 좁은 주파수(Narrow Band)를 사용한다는 점부터 달라지며, 실제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발신시에는 15kHz만 사용할 수도 있게 규격화는 이루어졌었다. 실제로 규격화되어가는 장면을 3GPP 회의에 참석하여 옆에서 보고 있었는데, 중국의 많은 망사업자와 제조사, 국가연구기관들이 한몸처럼 움직이면서 규격화를 하고 있던 장면이 있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유럽쪽은 eMTC를 주로 도입하고, 중국은 NB-IoT만 사용하고, 중간에 끼인(?) 미국이나 한국은 둘 다 도입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회사에서 나오기 직전에 중국쪽에서 NB-IoT의 약점을 LTE.Cat1으로 극복하고, 비싼 가격은 물량으로 해결한다는 기치하에 Cat.1에서 안테나를 하나 더 떼어버린 Cat.1bis 칩셋을 대량으로 제공하기 시작했고, 아마도 그것이 싼 가격을 기반으로 대세가 되어가지 않을까 싶다.
결론적으로 가격/성능/속도 면에서 Cat.1=Cat.1bis>eMTC>NB-IoT 순서이다. 수Mbps / 수백kbps / 십수kbps 정도의 전송속도 차이를 가지지만, IoT가 주고 받는 대충 천 byte 내외에선 큰 차이는 없다고 봐야 한다. 데이터 전송 시간보다 기지국 획득이나 그런 시그널링 시간이 더 길어서...
사실 Cat.1bis가 도입되려던 장면도 옆에서 구경하고 있긴 했는데, 갤럭시 워치가 등장하던 무렵에 삼성전자 직원이지만, 표준화 회의만 다니는 외국인 아저씨가 LTE는 두개 안테나가 있도록 규격이 되어 있는데, 워치단말과 같은 작은 기기에는 두개 안테나를 다 넣을 수는 없어서 하나를 없애려고 하는데, 그러면 단말기 시험 할때의 기준은 뭘로 처리해야 하나라는 발언을 하는 것을 들었었다. 그러고는 몇달 후에 Cat.1bis 규격이 완성되었다.
美泥.
PS: Cat.1bis의 'bis'는 라틴어에서 두번, 다시라는 의미를 갖는 말이다. BIScuit(비스킷)이 두번 굽다란 의미의 과자란 것과 동일한 어원이다.
PS2: Cat.1bis와 Cat.1 사이에 규격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 안테나가 하나 줄은 감도 저하가 있을 뿐 규격적으로는 거의 동일하다. 오히려 예전에 만들었던 칩셋 기술과 현재의 개선된 칩셋 기술의 차이로 Cat.1bis가 더 싸고, 전기도 적게 먹고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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