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나눠먹으면 왠지 배가 고프다 - 용량설계.
통신이야기 2024. 10. 22. 10:20 |5G 이동통신 겁나게 빠르다면서, 왜 내가 쓸 때는 별로 안 빠른 것 같은가...
일단, 이 부분은 매우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고, 유선 네트웍 설계쪽의 경험이 없는 개인적인 의견으로 실제와 다를 수 있음을 일단 언급해두고 시작해야할 것 같다. (왜 그런 얘기로 얘기를 마무리짓는 건가...)
일단, 무선통신의 세대가 올라가면 '무선 링크'의 속도는 확실히 빨라진다. 이동통신사가 광고에서 얘기하는 만큼은 이런저런 조건이 붙지만, 그만큼의 속도는 나올 수 있다.
'무선 링크'라고 강조한 것은, 사실 그 뒤의 유선망과 서버까지 연결되는 부분, 서버의 성능 등, 내가 실제로 서비스 받게 되는 속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나 혼자 쓰는 게 아니고, 나눠서 써야 하는 것이다.
Erlang Capacity나 Erlang Formular라고 얼마만큼의 서비스 요구를 얼마만큼의 용량/서비스 에이전트로 서비스하면, 얼마만큼의 확률로 서비스가 되나(서비스가 거부되나)를 계산하는 식이 있다. 나도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고, 대충 어깨넘어로 배운 정도지만, 대충 얘기해보자면...
- 시간당 몇건 서비스 요구가 예측되니, 그 서비스 요구를 적당한 비율 이상으로 서비스 하려면, 용량을 이만큼 잡아야 한다.
는 것이다. 왜 이런 게 등장하냐면, 그걸 나눠쓸 사람들을 모두 다 즉시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적당히 서비스 거부/서비스 대기열/약간의 지연을 감수한다면 투자 비용이 줄기 때문이다.
요즘은 카톡으로 넘어가서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문자로 새해 인사나 첫눈 온다를 알리던 시절에, 문자 메시지 서버는 평소에는 적당한 수준으로 운용이 되나, 1월 1일 0시라거나, 갑자기 첫눈이 와서 사람들이 문자를 많이 보내기 시작하면, 문자 메시지 서버가 다 처리를 못해서, 심하면 수십분 후에 문자가 전달되는 일이 있었다. 물론 카톡도 카톡 서버 용량을 얼마나 준비해뒀냐에 따라서 카톡 전달이 느려질 수는 있겠다. 실제로 한 20년쯤 전에는 첫눈이 오기 시작하면 문자나 통화 자제를 하라는 사내 공지가 돌고 있었다.
하여간, 어느 부분이 됐건, 그 부분에 돈을 쓰는 사람이 최소한의 투자(원가)를 위해 망이나 서버 용량을 설계하게 된다.
그런데, 나의 스마트폰이 App서버와 연결되는 도중에 많은 이해 관계자들의 영역을 거쳐가게 된다.
위의 그림에서 주황색으로 표현된 부분은 해당 회사의 내부 설계에 따라 용량이 결정되는 부분이고, 빨간색으로 표현된 부분은 회사간의 계약에 따라 용량이 결정되는 부분으로 보면 되겠다.
일단 이동통신사의 영역에서 보면,
- 기지국을 얼마나 많이 집중해서 설치할 것인가 (이는 셀룰러 이동통신의 기본으로 셀을 많이 잡을 수록 동일한 무선 자원(스펙트럼)으로 더 많은 사용자를 수용할 수 있게 된다.)
- 하나의 기지국에 얼마나 많은 무선자원을 투입할 것인가 (가지고 있는 주파수 중 얼마를 투입하고, 관련 장비를 설치할 것인가.)
- 하부 기지국들의 트래픽 합을 얼마나 큰 유선 케이블에 합쳐서 처리할 것인가, 세세히 나눠서 수용할 것인가
- 내부 패킷망의 속도 처리용량을 얼마로 설계할 것인가
- 유선 인터넷망과의 연결점을 몇개나 얼마만큼의 용량을 설치하여 처리할 것인가
이동통신사와 유선통신사 사이에선 얼마나 큰 용량으로 망연동을 할 것인가. (뭐 kt 같은 경우에는 같은 회사지만, 원가 관리를 위해서는 다른 회사로 봐야하고, LG나 SK는 확실히 다른 회사니까...)
서로 다른 유선 통신사에 붙어 있는 서버와의 연결을 위해서는 유선 통신사끼리 망연동 계약을 하고 용량/비용 정산을 해야할 것이고,
국내인터넷과 해외인터넷의 연결을 위해서 어떻게 누가 케이블을 깔고 용량/비용 정산을 해야하나와 같은 계약이 있을 것이고,
각 App 서버는 각자 국내 유선망 사업자와 연결점 용량을 설계하고 이용료 계약을 하게 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해외의 서비스 사업자가 그냥 인터넷으로 통해서 서비스하기에는 품질 이슈가 있다거나, 그 품질 개선을 위해 현재의 국내 사업자와 협상이 안되거나 비용이 너무 큰 경우 주 서비스 대상 국가의 인터넷에 서버를 설치해서 서비스 개선을 하는 경우도 고려할 수 있겠고, 인터넷 사업자도 서로간의 트래픽을 줄이고, 보다 빠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캐시서버와 같은 것을 두어 많은 사람이 찾을만 한 건 저장해두었다 제공하기도 한다.
하여간, 위와 같은 많은 부분에서 적절한 비용을 들여서 서비스를 하려고 용량 설계가 되고, 각 부분의 용량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 써야하며, 그 많은 부분 중 가장 속도가 안 나는 부분의 속도로 우리는 서비스를 받게 된다.
그리고, 접속료란 개념을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한국통신(...)이 적당히 큰 용량의 인터넷 백본을 마련하고, 김대중 대통령 시절, 정액제 인터넷이 도입되고, 서버를 그 인터넷 백본에 붙여주는 비용이 전용선 요금이며, 접속료란 것이었는데... (대충 광섬유도 아니고 구리케이블인 2Mbps E1라인이란 급이 백만원 오락가락 했던 것 같은 기억은 있지만, 정확한 건 아니다.)
요즘은 새로운 서비스가 들어오면, 대체로 대역폭을 엄청나게 잡아먹는 동영상이나 스트리밍이라, 단순히 백본에 붙여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백본의 증설까지도 고려해야하는 수준이 되어서, 정액제 인터넷 구조상 고객에게 추가비용을 넘기(...종량제)ㄹ 수는 없고, 기존의 접속료 관행에 비용이 전가되면서, 접속료 얘기가 나오는것 같다. (무선쟁이고 그런 계약 쪽은 모릅니다.)
美泥.
PS: 하여간, 이런 얘기로 일단 이동통신에 관련된 얘기를 일단락 지어보려고 한다.
뭐, 막판에 IoT 관련한 이러저러 문제를 해결하면서 겪었던 얘기를 더 풀어볼까 했으나, 일반인 대상으로는 적절치 않은 것 같아서, 패스...
PS2: 어떤 경로로건 글 쓸만한 주제가 들어오면 통신이야기는 추가될 수가 있는 걸로...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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