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이동통신 겁나게 빠르다면서, 왜 내가 쓸 때는 별로 안 빠른 것 같은가...

일단, 이 부분은  매우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고, 유선 네트웍 설계쪽의 경험이 없는 개인적인 의견으로 실제와 다를 수 있음을 일단 언급해두고 시작해야할 것 같다. (왜 그런 얘기로 얘기를 마무리짓는 건가...)

일단, 무선통신의 세대가 올라가면 '무선 링크'의 속도는 확실히 빨라진다. 이동통신사가 광고에서 얘기하는 만큼은 이런저런 조건이 붙지만, 그만큼의 속도는 나올 수 있다.

'무선 링크'라고 강조한 것은, 사실 그 뒤의 유선망과 서버까지 연결되는 부분, 서버의 성능 등, 내가 실제로 서비스 받게 되는 속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나 혼자 쓰는 게 아니고, 나눠서 써야 하는 것이다.

Erlang Capacity나 Erlang Formular라고 얼마만큼의 서비스 요구를 얼마만큼의 용량/서비스 에이전트로 서비스하면, 얼마만큼의 확률로 서비스가 되나(서비스가 거부되나)를 계산하는 식이 있다. 나도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고, 대충 어깨넘어로 배운 정도지만, 대충 얘기해보자면...

  • 시간당 몇건 서비스 요구가 예측되니, 그 서비스 요구를 적당한 비율 이상으로 서비스 하려면, 용량을 이만큼 잡아야 한다.

는 것이다. 왜 이런 게 등장하냐면, 그걸 나눠쓸 사람들을 모두 다 즉시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적당히 서비스 거부/서비스 대기열/약간의 지연을 감수한다면 투자 비용이 줄기 때문이다.

요즘은 카톡으로 넘어가서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문자로 새해 인사나 첫눈 온다를 알리던 시절에, 문자 메시지 서버는 평소에는 적당한 수준으로 운용이 되나, 1월 1일 0시라거나, 갑자기 첫눈이 와서 사람들이 문자를 많이 보내기 시작하면, 문자 메시지 서버가 다 처리를 못해서, 심하면 수십분 후에 문자가 전달되는 일이 있었다. 물론 카톡도 카톡 서버 용량을 얼마나 준비해뒀냐에 따라서 카톡 전달이 느려질 수는 있겠다. 실제로 한 20년쯤 전에는 첫눈이 오기 시작하면 문자나 통화 자제를 하라는 사내 공지가 돌고 있었다.

하여간, 어느 부분이 됐건, 그 부분에 돈을 쓰는 사람이 최소한의 투자(원가)를 위해 망이나 서버 용량을 설계하게 된다.

그런데, 나의 스마트폰이 App서버와 연결되는 도중에 많은 이해 관계자들의 영역을 거쳐가게 된다.

스마트폰 앱의 패킷이 거쳐가야할 길...(세부 장비는 매우 생략) (출처: 본인)


위의 그림에서 주황색으로 표현된 부분은 해당 회사의 내부 설계에 따라 용량이 결정되는 부분이고, 빨간색으로 표현된 부분은 회사간의 계약에 따라 용량이 결정되는 부분으로 보면 되겠다.

일단 이동통신사의 영역에서 보면,

  • 기지국을 얼마나 많이 집중해서 설치할 것인가 (이는 셀룰러 이동통신의 기본으로 셀을 많이 잡을 수록 동일한 무선 자원(스펙트럼)으로 더 많은 사용자를 수용할 수 있게 된다.)
  • 하나의 기지국에 얼마나 많은 무선자원을 투입할 것인가 (가지고 있는 주파수 중 얼마를 투입하고, 관련 장비를 설치할 것인가.)
  • 하부 기지국들의 트래픽 합을 얼마나 큰 유선 케이블에 합쳐서 처리할 것인가, 세세히 나눠서 수용할 것인가
  • 내부 패킷망의 속도 처리용량을 얼마로 설계할 것인가
  • 유선 인터넷망과의 연결점을 몇개나 얼마만큼의 용량을 설치하여 처리할 것인가

이동통신사와 유선통신사 사이에선 얼마나 큰 용량으로 망연동을 할 것인가. (뭐 kt 같은 경우에는 같은 회사지만, 원가 관리를 위해서는 다른 회사로 봐야하고, LG나 SK는 확실히 다른 회사니까...)

서로 다른 유선 통신사에 붙어 있는 서버와의 연결을 위해서는 유선 통신사끼리 망연동 계약을 하고 용량/비용 정산을 해야할 것이고, 

국내인터넷과 해외인터넷의 연결을 위해서 어떻게 누가 케이블을 깔고 용량/비용 정산을 해야하나와 같은 계약이 있을 것이고,

각 App 서버는 각자 국내 유선망 사업자와 연결점 용량을 설계하고 이용료 계약을 하게 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해외의 서비스 사업자가 그냥 인터넷으로 통해서 서비스하기에는 품질 이슈가 있다거나, 그 품질 개선을 위해 현재의 국내 사업자와 협상이 안되거나 비용이 너무 큰 경우 주 서비스 대상 국가의 인터넷에 서버를 설치해서 서비스 개선을 하는 경우도 고려할 수 있겠고, 인터넷 사업자도 서로간의 트래픽을 줄이고, 보다 빠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캐시서버와 같은 것을 두어 많은 사람이 찾을만 한 건 저장해두었다 제공하기도 한다. 

하여간, 위와 같은 많은 부분에서 적절한 비용을 들여서 서비스를 하려고 용량 설계가 되고, 각 부분의 용량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 써야하며, 그 많은 부분 중 가장 속도가 안 나는 부분의 속도로 우리는 서비스를 받게 된다.

그리고, 접속료란 개념을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한국통신(...)이 적당히 큰 용량의 인터넷 백본을 마련하고, 김대중 대통령 시절, 정액제 인터넷이 도입되고, 서버를 그 인터넷 백본에 붙여주는 비용이 전용선 요금이며, 접속료란 것이었는데... (대충 광섬유도 아니고 구리케이블인 2Mbps E1라인이란 급이 백만원 오락가락 했던 것 같은 기억은 있지만, 정확한 건 아니다.)

요즘은 새로운 서비스가 들어오면, 대체로 대역폭을 엄청나게 잡아먹는 동영상이나 스트리밍이라, 단순히 백본에 붙여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백본의 증설까지도 고려해야하는 수준이 되어서, 정액제 인터넷 구조상 고객에게 추가비용을 넘기(...종량제)ㄹ 수는 없고, 기존의 접속료 관행에 비용이 전가되면서, 접속료 얘기가 나오는것 같다. (무선쟁이고 그런 계약 쪽은 모릅니다.)

 

美泥.

 

PS: 하여간, 이런 얘기로 일단 이동통신에 관련된 얘기를 일단락 지어보려고 한다.

뭐, 막판에 IoT 관련한 이러저러 문제를 해결하면서 겪었던 얘기를 더 풀어볼까 했으나, 일반인 대상으로는 적절치 않은 것 같아서, 패스...

PS2: 어떤 경로로건 글 쓸만한 주제가 들어오면 통신이야기는 추가될 수가 있는 걸로... 그럼 20000.

:

통신이 잘 이루어지려면, 내가 쏘는 신호가 상대에게 적절한 세기로 전달되어야 한다. 이전에 이동체의 통신때, 노이즈가 많이 끼는 경우 비트나 심볼이 다른 것으로 착각당하는 얘기를 했었다. 

그러면, 내가 세게 쏘기만 하는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세게 쏘는 것은 옆의 단말에는 잡음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가능한한 작게 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입사원 무렵에 들었던 얘기지만, CDMA/WCDMA라 하는 것은 서로 다른 나라 말로 커다란 방에서 여러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는 예를 들었었다.

  • 내가 알아듣는 말로만 통신이 된다. (Code 단위의 분리)
  • 내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면 다들 소리를 지르기 시작해서, 방안은 개판오분전이 되어 거의 누구도 대화를 나눌 수 없게 된다. 그러니, 대화가 가능한 최소한의 목소리로 대화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Power Control의 중요성)

기본적으로 현대의 이동통신은 내 신호 이외의 모든 것을 잡음으로 고려하여, 어느 정도로 전파의 세기의 기준을 잡을까하는 Link Budget(링크 전파세기 예산안?)을 기본으로 잡고 간다. (WiFi의 경우는 남이 쓰고 있으면 내가 못쓰는 식으로 처리가 돼서, 한 AP 내에서 동시에 여러대가 쓰려면, 하나하나를 빨리 처리해서 보내는 고급기술이 적용된 공유기를 쓰는 게 더 좋다.)

기지국에서 폰까지 (출처: https://5g-tools.com/4g-lte-link-budget-calculator/ )

 

그걸 식으로 표현해 보면... (출처: https://5g-tools.com/4g-lte-link-budget-calculator/ )

위의 그림이나 식을 보면 "우선 기지국(이나 단말)의 쏘는 세기"로부터

  • 기지국 안테나 케이블의 감쇠분 
  • 기지국 안테나의 이득분 (이는 안테나 자체의 성능 얘기기도 하지만, 안테나의 방향과 그에 따른 전파세기의 차이 얘기기도 하다.)
  • 기지국 반경에 따른 공간 통과 감쇠분
  • 건물/식물통과시 감쇠분
  • 이동하거나 건물 사이에서 난반사를 고려한 감쇠분
  • 주위 기지국/단말기의 신호에 따른 간섭을 고려한 잡음치
  • 눈/비가 올 경우를 고려한 감쇠분
  • 들고 있는 사용자의 몸을 투과할 때의 감쇠분
  • 단말기 안테나의 이득분

을 더하고 빼서, 단말기(나 기지국) 수신부의 민감도(신호를 구분해내는 능력) 내에 들어와서 신호를 구별해 낼 수 있으려면 최초에 얼마나 세게 쏴야하나, 또는 이정도 세기면 어느 정도 기지국 반경에서 통신이 가능할까를 미리 설계를 하는데, 이것이 Link Budget이다. 다만 이 값의 한계치는 있고, 특히 단말기의 경우 사용자가 음성통화라도 하는 경우 머리 바로 옆에 대고 사용하기 때문에 최대 출력이 제한될 수 밖에 없어서, 단말기의 한계값이 보통 그 한계값이 된다.

그 한계 값이 있고, 그 범위 내에서 설정한 값으로 기지국에 송출하게 되는데, 위의 여러요소들의 값이 고려한 거 보다 부정적 영향이 커지는 경우 통신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시체말로 안 터지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요즘도 좀 그런 느낌인데, 초기 해외 사업자들은 집 안에서 유선 전화 있으니 유선 전화 쓰겠지,라는 마인드로 Link Budget을 잡아서 건물 내에서 잘 안터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집전화가 있더라도 이불 뒤집어쓰고 통화를 하셔서, 그에 맞도록 Link budget을 잡아서, 더 촘촘하게 기지국을 설치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해외에 나간 경우 속도가 느리네, 잘 안 터지네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영국 출장 가서 밤에 한국에서 전화왔는데 방에서 통화가 안돼서 머리에 까치집을 짓고서 주차장에 나가서 통화했던 기억이 있다.)

하여간, 잘 안터지는 케이스는 위에서 고려한 감쇠분이 생각보다 강하거나 잡음이 강하거나 그런 케이스가 된다. 예를 들어보면...

   1) 거기 사람 별로 없을 거 같아서 기지국을 좀 느슨하게 박았어요. (지하주차장 구석, 건물 한가운데 계단, 사유지 내 계곡 등)

     1-1) 건물주가 중계기나 기지국 설치를 허락 안해줘요.

     1-2) SKT 본사에 KT 기지국 설치를 허락 안해줘요. (이전에 SKT랑 공동 시험한다고 KT 마킹한 차로 SKT 본사 들어갔더니, 주차장 알바가 KT 중계기 설치하러 왔냐고 반가워하던 일이...)

   2) 오늘 날씨가 습하고 비가 많이 오네요. (감쇠가 심한 날)

   3)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잡음레벨이 올라가네요. (다른 사용자로 인한 잡음이 강해진)

     3-1) 사람이 너무 빽빽해서 사람을 전파가 통과하기 힘들어요.

   4) 높은 곳에 있으니 여러 기지국의 신호가 다 잡히면서 잡음레벨이 올라가네요. (다른 기지국으로 인한 잡음이 강해진) (고층건물이나 비행기)

     4-1) 건물이 없는 평야지대라서 주위 기지국의 신호들이 다 잡히네요. (제일 심했던 케이스가 전라도 평야지대에서 십몇킬로 바깥 기지국이 방해하는 케이스도 봤었다.)

   5) 생각보다 튼튼하게 건물 지으셔서 전파가 투과가 잘 안되네요.

   6) 기지국 다 설치한 다음에 새로 건물 지으셔서, 이전 설계값으로 통신이 안되네요. (일단 중계기 설치로 대응하다가 신규 기지국 설치와 주변 기지국 설계를 다 뒤집...)

이게 잡음에 관련된 Link budget적인 의미에서 통신이 잘 안되는 케이스 들이다. 

3)의 특수케이스 인데, 단순히 기지국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댓수 이상으로 단말기가 몰려있으면 기지국 자원이 모자라서 통신이 안되는 케이스도 있다. 대충 xxx대를 기지국이 동시에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집회가 있다거나, 보신각 종을 타종하는 연말 같은 때에 보면, 이동식 차량 기지국을 더 설치해서 좀 분산해서 처리해보려고 하지만, 그래도 기지국 용량이 부족한 경우가 있고, 이러면,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기지국이 내 얘기를 못 들어주는 상황이 발생하면 안 터지는 것이다.

또, 하도 몰리는 탓에 해당 기지국에 접속을 요구하다가 일정 횟수 이상 실패하면, 일시적으로 해당 기지국은 못 쓰는 것으로 단말기가 판단하고 당분간 그 기지국은 제끼고 접속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또 추가적으로 생각해 볼만한 것은 기지국의 이동에 관련된 파라미터를 너무 민감하게 설정하는 경우, 단말기가 여러 기지국의 중간 지점에서 이거잡았다 저거잡았다 하면서, 주변기지국의 잡음은 잡음대로 받으면서, 신호는 약하고, 기지국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면서 서비스 제대로 못 받는 경우도 있겠다.

美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