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란...
행복한 기다림이란...
아래 사진들처럼 버스가 올 것을 믿고서 다른 방법을 찾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것처럼 말이다...
버스가 올 것이 확실하면 사람은 아주 편하게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버스가 오지 않을 것 같게 되면, 더 기다려야 하나, 막차가 벌써 지나간 건 아닐까, 다른 버스를 타야 하나, 어떤 걸 타야 하나, 지하철을 타야하나, 택시를 타야하나, 우와아아아 어떡하지 와 같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편하게 잠들 수 있는 건...
내일 내가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으니까,
내일이 되면 뭔가 좋아질거라고 믿으니까,
내일이 되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믿으니까,
편하게 잠들 수 있는 것일 것이다...
버스를 타고 있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버스를 타고서, 초연히 기대한 시간 안에 목적지에 갈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면 행복해질 것이다. 그걸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기다린 버스가 기대한 시간 안에 와서 기대한 시간 안에 목적지에 갈 수 있을 것이라 의심하지 않으면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오늘 막차가 끝났음에도 내가 기대한 시간이 내일 첫차라면, 나는 편안히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자고 내일 아침에 나오는 것이 편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행복의 기준은 본인이 정하는 것이다. 본인이 정할 수 없을 때 사람은 주위를 둘러보고, 주위와 비교하며, 본인의 안정된 위치를 찾으려고 하게 된다. 아, 이 정도 하고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뭐 그런 거? 그 때 기준이 막 흔들린다면, 주위를 보고 정한 기준을 본인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이 정도 가지고 괜찮을까, 뭔가 더 해야될 것 같은데 뭘 해야될지 모르겠어, 이런다면 불안하고 불행해질 것이다. 행복해지려고 발버둥을 치게 될 것이다.
행복이란, 기다림이란, 삶이란, 그런 거란 생각이 갑자기 문득 들었다.
터무니 없는 내일에의 희망? ㅎ 뭐 사실 그것 이외엔 할 일이 없으니까...
나는 행복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난 행복해지려고 살고 있으니까. 취미를 갖고, 사랑을 하고, 기대를 하고, 무언가에 반대를 하고, 무언가에 찬성을 하고, 무언가에 수긍을 하고, 무언가에 불평을 하고, 하고 싶은대로 하기도 하며, 적당히 참기도 하며, 이렇게 살아 있는 것 모두 그저 내일이 되면, 좀 지나면 행복해질 것 같으니까 이러고 있는 거겠지. 만약 살아봤자 별 수 없다고 생각되면, 자살이라도 하겠지... ㅋ
행복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오늘도 잠이 든다.
미니.
PS: 아, 그렇다고 아무 것도 지금 안 하면서 행복을 바란다는 건 아니다. 기다림을 버스를 기다린다고 설명해 버려 수동적인 기다림으로 느낄 수도 있겠지만, 기다림이란 현상의 유지인 것이다. 운동선수는 연습장에서 땀을 흘리며, 환자는 치료의 고통을 견디며, 학생은 열심히 공부를 하며, 일어날 확률이 높은 곳에서 무언가 이루어지길 '기다리는' 것이다. 버스를 버스정거장에서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연습 안하는 선수, 치료를 피하는 환자, 공부 안하는 학생은 지하철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로또 한장 안 사면서 로또 1등 당첨되기를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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