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후일 / 먼 훗날 - 김소월
낙서장 2008. 9. 22. 23:36 |먼 후일
먼 후일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리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리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후일 그때에 "잊었노라."
......
먼 훗날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
뭐, 조금 단어만 바꾼 두 버전인 듯 한데...
먼 후일이 찾아오면 그 때 잊고 있을 수 있을까...
많은 시간동안 사랑하면서, 많은 사물과 많은 장소와 많은 사건과 많은 현상에 우리의 추억이란 점액을 묻혀놓고서, 먼 후일이 찾아왔을 때, 나는 너를 잊고 있을 수 있을까...?
내 일상의 공간에 그 점액이 묻어 있어, 때때로 그 추억을 되살리는데, 나는 너를 먼 후일에 잊고 있을 수 있을까...?
내 뇌가 받아들일 수 없을만큼 많은 사람들과 많은 추억을 덧칠한다면 기억이 희미해질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먼 후일에 너를 잊을 수 있을까...?
미니.
PS: 물론 광우병과 치매나 뇌에 관련된 병에 걸리면 잊겠지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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